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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대(大) 옳을 의(義)자로 이름을 쓰는 박대의를 만난 곳은 전주교도소였다. 아마 그의 세번째 징역때라고 생각된다.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그를 볼 때마다 그의 이름을 지었을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하게 된다. 대의에 살기를, 아니면 대의에 죽기를 바라고 작명을 했을 아버지 할아버지의 심정에 생각이 미치면 그의 이름은 마치 어떤 불행의 상징 같았다. 당자인 그의 마음속에는 더 큰 회한으로 응어리져 있으리라고 잠작되었다. 그래서 나는 일년이 넘도록 그에게 그 이름의 내력을 물어보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막상 그의 이름에 담긴 사연을 듣고 나는 참으로 착잡한 심정을 금치 못하였다. 그는 할아버지나 아버지는 커녕 어머니마저 없는 고아였다. 돌이 채 되기도 전에 어느 파출소앞에 몰래 버려진 고아였다. 그 파출소의 이름이 대의동(大義洞)파출소였고 그날밤 당직 근무자가 박(朴)순경이었다. 박대의는 그렇게 붙여진 이름이었다. 광주도청앞 광장옆에 있는 대의동 파출소는 박대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작고 낡은 건물이었다. 나는 광장 가장자리에 앉아서 그가 버려졌던 자리를 짐작해보았다. 그리고 파출소 안의 순경들을 유리창너머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이름과는 판이한 그의 30년을 생각하였다. 비뚤어진 역사, 녹녹치 않은 세상의 골목골목에서 저마다 혹독한 시련을 견디며 살아가는 숱한 사람들의 가파른 삶을 망각한 채 팔자좋게 글자풀이나 하고 있던 나의 부끄러운 초상이 대의동 파출소 유리창에 어른 거리는 듯 하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