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샘
1982년 7월 21일 대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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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는 올해같이 심한 가뭄에도 끄떡없는 깊은 우물이 있읍니다. 지심(地心)을 꿰뚫고 흐르는 큰 물줄기와 만난 이 샘에는 언제나 싱싱하고 정갈한 생수가 보석처럼 번쩍이고 있읍니다. 새미 기픈 므른 가마래 아니 그츨쌔 내히 이러 바라래 가나니 참새마저 휘어넘는 15척 옥담도 대지의 깊은 가슴에 안긴 이 물줄기는 끊지 못하여 물쓰듯 물을 쓰지는 못하지만, 내(川)가 되어 바다로 들지는 못하지만, 같은 울 속에 사는‘한울님’들의 더위를 가셔주고 메마른 가슴에 묻힌 사랑과 지혜와 힘을 깨우며, 때로는 고요한 명경(明鏡)이 되어 잊었던 하늘을, 구름을, 그리고 우리의 얼굴을 찾아 줍니다. 16일에 형님 오셔서 집안 소식 잘 들었읍니다. 우용이·주용이 방학을 맞아 맞껏 놀겠읍니다. 이곳에도 순화 교육이 한 달 쉬게 되어 운동장에는 한결 부드러운 소리 가득합니다. 여름 동안에 겨울을 이길 건강을 만들어 두겠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