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의 구름처럼
1980년8월17일 대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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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다운 더위도 없이 벌써 8월 하순, 며칠 후면 처서입니다. 창살 때문에 더 먼 하늘에는 크고 흰 구름이 일요일의 구름답게 바쁠 것 하나 없이 쉬고 있읍니다. 오늘은 벽에 머리를 기대고 신동엽(申東曄)의 시를 읽어봅니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은 산으로 갔어요. 그리움은 회올려 하늘에 불 붙도록. 뼛섬은 썩어 꽃죽 널리도록. 바람 따신 그 옛날 후고구렷적 장수들이 의형제를 묻던, 거기가 바로, 그 바위라 하더군요. 그동안 형님께서도 평안하시고 우용이·주용이 건강하리라 믿습니다. 지난 달 어머님 다녀 가신 편에 집안 소식, 특히 손주들 자랑 많이 들었읍니다. |